전곡리 초대형 석기, 어떻게 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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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2026.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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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전곡리 유적에서 출토된 이 초대형 석기는 크기 420x160x119mm, 무게 9600g으로 굉장히 크고 무겁다. 그렇다면 이렇게 큰 석기는 어디에 쓰였을까? 이에 대한 궁금증을 푸는 하나의 방법으로 석기에 대한 쓴자국 분석(금속현미경, 100~200배율)을 실시했다. 석기 전면을 다 살펴본 결과 이 석기에서는 사용과 관련된 다양한 흔적이 확인되었다.
먼저 잔손질이 가해진 윗부분의 둥근 사용날에서 뚜렷한 사용 흔적이 관찰되었으며, 이러한 흔적은 잔손질된 앞면 방향으로 확장되어 나타나지만, 자연면으로 이루어진 날의 뒷면 방향으로는 형성되지 않았다. 둥근 사용날에서는 날의 둥그러짐(edge rounding)이 확인되며, 그 위로 날과 수직 방향으로 형성된 옅지만 일정한 방향성을 지닌 줄자국(striations)이 관찰된다. 또한 사용날에서 앞면으로 이어지는 부분에서도 갈림(polish)과 줄자국이 함께 확인된다. 이는 작업재료가 사용날에서 앞면으로 연속적으로 접촉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흔적은 사용날 왼쪽 가장자리 일부에서도 확인된다.
대형 석기에서 관찰된 사용 흔적은 그 종류와 특징으로 볼 때 가죽과 같은 비교적 부드러운 재료의 가공과 관련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반면 사용날에서는 날의 깨짐(scarring)이 관찰되지 않으며, 줄자국의 형태와 특징으로 볼 때 뼈나 뿔과 같은 단단한 동물성 재료를 대상으로 한 작업에 사용되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석기 사용날의 반대편인 아랫부분에서도 일부 흔적이 관찰된다. 이 부분에서는 작은 면적에 지속적인 마찰로 형성된 갈림과 짧고 선명한 줄자국이 관찰되며, 석기 뒷면 일부에서는 쪼아지듯 형성된 흔적도 함께 확인된다.
이 대형 석기에서 관찰된 흔적의 종류와 특징, 방향성, 그리고 분포 양상을 종합하면, 해당 석기는 윗부분의 둥근 사용날을 주된 사용 부위로 이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아랫부분에서 확인되는 흔적은 도구가 일정한 상태로 고정된 채 사용되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도구의 크기와 흔적의 분포 범위를 고려할 때, 이 석기는 바닥에 비스듬히 고정된 상태에서 사용되었으며, 작업재료가 날과 수직 방향으로 움직이는 방식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

석기 사진과 도면 : 겨레문화유산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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