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기
새기거나 긁는 도구 : 새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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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2024.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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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개와 함께 후기구석기시대를 대표하는 도구인 새기개 burin는 말 그대로 작업재료를 새길때 쓰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밑감의 한 면 또는 여러 면에 직접떼기나 눌러떼기로 미리 준비된 부분을 떼어내 만든다. 흔히 이를 ‘새기개식’ 떼기라 하며 여기서 떼어진 격지를 ‘새기개 격지’, 떼어진 면을 ‘새기개 면’이라 한다. 제작 기술전통이나 지역에 따라 밑감의 가장자리를 미리 잔손질하여 떼어질 면을 손질하는 경우도 있고 타격이 가해지는 부분만 밑손질하기도 한다. 하나의 석기에서 여러 개의 ‘새기개 격지’가 ‘생산’되고 떼어진 격지의 형태가 마치 좀돌날처럼 얇고 길쭉하기 때문에 일본의 히로사토형 몸돌처럼 좀돌날몸돌로 쓰이거나 혹은 분류되는 예도 있다. 하지만 새기개는 날을 만들기 위해 불필요한 ‘격지’를 제거한다는 점에서 몸돌보다는 도구의 성격이 강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날은 단단하고 두텁기 때문에 강한 힘을 받아 작업하기에 쉽다.
후기구석기시대 새기개는 돌, 뼈, 뿔, 나무 등 밑 재료의 모양을 다듬거나 홈을 파고 새기고 깎고 긁는 등 그 쓰임 또한 다양하다. 특히 뼈나 뿔 연모 제작에 있어 깊이 새기는 행위를 반복해 나오는 켜기나 재료 표면에 그림을 그리는 행위, 뼈나 상아의 형태를 다듬기 위해 새기개를 뉘어 깎고 긁어내는 것처럼 새기개 날 끝과 옆 날 등이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된다.
- 이 글은 전곡선사박물관의 2019년 도록 <전곡리 윗마을 사람들>의 일부를 수정보완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