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국제고고학축제 기행(紀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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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3.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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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국제고고학축제의 전곡선사박물관 축제부스 운영팀
대만 아이들의 체험 모습
구준모 (전곡선사박물관 학예연구사)
아름다운 경치와 비교적 가까운 위치로 인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대만은 주로 관광을 위해 찾는 나라다. 어디서나 바다 내음이 풍기고 맛있는 음식과 볼거리가 가득한 이러한 대만의 관광 요소에 약간의 교양적, 학술적인 향을 조금 첨가하면 나오는 결과물이 바로 ‘대만국제고고학축제’다.
대만국제고고학축제는 타이베이 북서부 해안가의 바리(八里)에 위치한 십삼행박물관(十三行博物館)에서 매년 봄에 주최하는 행사로, 대만의 대표적인 선사 유적지인 십삼행유적지 일원에서 2일간 진행된다(올해는 4월 15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되었다). 십삼행유적지는 대만의 대표적인 선사유적지로, 대륙 본토 남동부 지역 및 대만 북부 원주민 문화와 연관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대만 북부에서 이뤄진 선사시대 대외무역의 증거가 되는 중요한 유적이다. 이에 대만에서도 그 중요성을 인식하여 세운 박물관이 바로 십삼행박물관이다. 우리 전곡선사박물관은 십삼행박물관과 지속적인 우호관계를 구축해왔으며, 2019년에는 MOU를 체결하여 본격적인 학술적 교류를 나눠오고 있다.
우리 박물관팀은 십삼행박물관의 초청으로 축제 전날 국제고고학포럼 학술회의 일정을 소화한 후 다음날 오전 8시부터 축제일정을 소화하게 되었다. 축제는 갑작스러운 비, 그리고 그에 따른 사소한 해프닝들과 함께 그 시작을 알렸다.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준비하였는데, 우리 전곡선사박물관 부스에서는 선사시대 도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갖은 재료들을 자르고 썰어보는 테이블과 어린이들을 위한 선사 입체퍼즐 만들기 테이블의 두 체험을 진행하였다. 특히, 이번 축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웅장한 석기 상자와 더운 날씨만큼이나 열정적이었던 팀원들 덕분에 많은 구경 인파가 몰려서 뜻하지 않게 연예인의 삶을 체험하기도 하였고, 관장님이 직접 부스 운영에 나섰던 웃지 못 할 일들도 있었다.
대만 국제고고학축제는 모든 참여 국가의 체험부스가 사전에 예약을 받아 정해진 횟수와 시간만큼만 운영되었기에 보다 양질의 체험을 제공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로 인해 줄을 길게 늘어설 필요도, 투정 부리는 아이들도 없었기에 굉장히 질서 있고 정돈된 모습으로 시종일관 물 흐르듯 진행되었으며, 모든 예약 팀이 제시간에 빠짐없이 참여하는 성숙한 시민의식도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게 이틀간의 축제는 성황리에 마무리되었고, 우리는 다음해를 기약하며 짧은 사이에 정이든 십삼행을 뒤로하고 귀국길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