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구석기 고고자료에 보이는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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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2024.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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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란 (전곡선사박물관 학예연구팀장)
동물은 오래전부터 인간 활동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자원이었다. 동물은 사람에게 중요한 식랑자원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노동자원, 농경 및 매장 등 의례행위 위신재 또는 신앙의 대상으로 인간의 삶에 깊은 관계를 맺고 오늘날까지도 함께하고 있다.
고고유적에서 다양하게 확인되는 동물자료는 유적의 성격이나 출토 상황, 공반 출토유물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주요 먹거리, 생업 및 의례행위, 신앙 활동 등에서 어떻게 동물 자원을 이용하고 활용했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연구 자료이다. 한국 고고유적에서 보이는 동물 자료는 식량자원으로 이용되고 남은 뼈와 식용 후 부산물로 만들어진 뼈 도구, 장신구, 다양한 의례행위에 이용된 뼈, 그리고 동물의 특성이 반영된 다양한 토기․철기․청동기류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선사시대에는 먹고 남은 동물의 뼈와 (이를 활용하여 만든) 도구류 비중이 높다.
산성이 강한 한국 토양에서는 유기물이 남아 있기 어려운 환경으로 동물 자료 특히, 뼈가 출토되는 유적의 수는 많지 않다. 동물 뼈는 유기물이 잘 보존될 수 있는 환경인 패총과 저습지 유적에서의 출토 비중이 높다. 이외에 주거 및 생산유적, 무덤 등에서 의례용으로 매납 또는 희생된 경우가 있다.
구석기시대는 동굴유적에서 먹고 남은 뼈와 뼈 도구가 주로 확인되었다. 한국에서 동굴유적은 한반도 중부내륙지방에 해당하는 평창, 영월, 정선 등 강원도와 제천, 단양, 청주 등 충청북도 지역의 석회암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이들 동굴유적에서 쌍코뿔이, 털코뿔이, 동굴곰, 동굴하이에나, 옛코끼리, 짧은꼬리원숭이 등 지금은 멸종되어 우리나라에 살지 않는 동물들과 사슴, 노루, 멧돼지, 너구리, 말, 소 등 지금까지 살고 있는 동물 등 다양한 동물 뼈가 확인되었다. 이들 동물자료는 당시 온난했던 자연환경을 추정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또한 충북 단양 구낭굴 유적 출토 동물 뼈 가운데 약 97%가 사슴 뼈로 구석기시대에 사슴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 후기 구석기시대부터 순록이나 사슴 뿔이나 매머드 이빨 등을 이용하여 뼈 도구를 만들기 시작하였음은 단양 구낭굴, 정선 매둔동굴 유적에서 확인되었다. 이외에도 청주 두루봉동굴에서는 동일한 수법으로 사슴 뿔을 자른 사슴 머리뼈와 장신구가 확인되어 뼈를 이용한 장신구도 제작되었음을 추정해 볼 수 있다.
유적 |
주요 확인 동물 |
단양 금굴동굴 (전기~후기) |
쌍코뿔이, 동굴하이에나, 큰꽃사슴, 말, 짧은꼬리원숭이, 불곰, 호랑이, 사자, 여우, 너구리, 산양, 영양, 멧돼지, 노루 등 |
청주 두루봉동굴 |
쌍코뿔이, 옛코끼리, 동굴하이에나, 호랑이, 동굴곰, 큰원숭이 |
제천 점말동굴 |
털코뿔이, 동굴곰, 호랑이, 짧은꼬리원숭이, 동굴하이에나, 원숭이, 말 |
단양 상시굴 |
말사슴, 꽃사슴, 말 |
단양 구낭굴(후기) |
짧은꼬리원숭이, 꽃사슴, 곰, 호랑이, 스라소니, 오소리, 담비, 박쥐 |
연당피난굴 |
호랑이, 표범, 스라소니, 사자 |
영월 연이굴 |
큰곰, 사슴, 들염소, 노루 |
영월 쌍굴 |
하이에나, 코뿔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