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사람들이 ‘어디서’ 살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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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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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지형을 복원하는 과정
정봉구(라드피온)
옛 지형이란 말 그대로 옛날 사람들이 살았던 땅의 형태를 말한다. 지금과 같이 급격히 변화하는 세상에서 옛 지형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예를 들면, 옛날 사람들이 살았던 서울은 과거에는 내성과 외성이 있는 수도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으나, 현재 서울은 고층 빌딩들이 즐비하고 멀티플렉스 시설 등이 들어선 모습으로 변화했다. 사람이 걸어 다니고 우마차가 다니던 길은 이제 자동차가 빠르게 달리는 도로로 바뀌었다. 이러한 모습은 불과 몇백 년 전과 비교했을 때 엄청난 변화가 이루어진 결과이다. 물론 도심지에 비해 시골에서는 여전히 옛 모습을 간직한 곳도 있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수천 년, 더 나아가 수만 년 전의 지형을 찾아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이를 위해 고고학, 지질학, 지형학, 환경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옛 지형을 찾아내기 위한 연구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고고학에서 옛 지형을 찾는 방법은 발굴조사를 통해 옛 사람들이 살았던 모습을 찾아내고 복원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하지만 모든 지역을 발굴하기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며, 넓은 지역의 옛 지형을 모두 확인하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이에 여러 학문 분야에서 많이 사용하는 연구 방법 중 하나는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분석이다.
GIS 분석은 인간 생활에 필요한 지리정보를 컴퓨터 데이터로 변환하여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정보시스템으로, 한국어로는 지리 정보 체계라고 한다. GIS 분석을 통해 옛 지형을 살피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데이터를 조합하고 정량적으로 분석하여 유추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의 지형 자료(수치지형도, 정사 영상, LiDAR, 위성 사진 등)와 과거의 지형 자료(고지도, 일제강점기 지형도, 1960~2000년대 촬영된 항공 사진 등), 지질도, 토양도 등의 다양한 자료를 종합적으로 사용한다. 이렇게 다양한 자료를 하나의 기준에 맞추는 작업이 가장 우선 진행된다. 이후 다양한 GIS 프로그램(Qgis, Arcgis 등)을 활용해 지형 분석 기법을 사용하여 과거에서 현재까지의 지형을 유추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또한 AI 기법이나 머신러닝 등 점차 발전하는 분석 방법을 통해 옛 지형을 찾는 작업이 더욱 고도화되고 다양화되고 있다. 이러한 작업을 위해서는 다소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지만, 최근 여러 매체에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일반인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옛 지형을 찾기 위한 방법은 점차 발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새로운 방법들이 계속 연구될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옛 지형을 알아내기 위한 실마리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고고학의 최종 단계는 옛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살았는지를 복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가지 궁금증 가운데 옛 지형은 ‘어디서’ 사람들이 살았을 것인지에 대한 숙제를 풀기 위한 연구이다. 이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여러 사람들이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